[현장스케치] 2024화랑미술제, 화려한 개막
[현장스케치] 2024화랑미술제, 화려한 개막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4.05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4-4.7, 코엑스 3층 C홀·D홀
국내 정상급 갤러리 156곳 참여
신진작가 발굴의 장, ZOOM-IN Edition 5 특별展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올해도 봄기운을 가득 안고 화랑미술제가 막을 올렸다. 지난 3일, 코엑스(Coex) 3층 C홀과 D홀에서 국내 정상급 갤러리 156여 곳이 참여한 가운데 2024 화랑미술제가 성황리 개최, 오는 7일(일요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2024화랑미술제 전경
▲2024화랑미술제 전경

화랑미술제는 (사)한국화랑협회 주최로 올해 42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장수 아트 페어다. 매년 상반기에 개최돼 국내 미술 시장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꼽힌다. 올해에는 백자 달항아리를 소재로 한 작품과, 렌티큘러를 매체로 활용한 작품들이 유독 많이 보였다. 현장에서는 평면 회화 뿐만 아니라 매체 실험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VIP 오프닝 데이에는 전년 대비 약 5%증가한 4,7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오후 3시 C홀 토크 라운지에서 진행된 개막식에는,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 실장,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 H.E.Ekaterini LOUPAS 주한 그리스 대사관 대사, 김정희 사단법인 한국조각사협회 회장, 김형대 원로작가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페어의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진화랑 부스 전경
▲진화랑 부스 전경

국제갤러리의 칸디다 회퍼, 장-미셸 오토니엘, 김윤신과 표갤러리의 김창열, 두루아트 스페이스의 유선태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탄탄한 판매고를 올린 가운데, 40대 중진 작가 및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판매됐다. 특히, 선화랑의 이영지, 이만나, 학고재의 이우성, 갤러리우의 한충석, 갤러리 나우의 고상우, 오션갤러리의 제니박, 인사갤러리의 루카스 랜킨이 주목을 받았으며 키다리 갤러리에서는 최형길의 작품 6점이 판매됐다.

갤러리가이아의 김명진과 갤러리진선의 박지은, 히든엠갤러리의 맹은희와 지미 밀란, 갤러리 플래닛의 임하리와 허보리, 갤러리 BHAK의 민킴, 이목화랑의 고지영 작품 20여점과 임다인, 갤러리위의 고스, 손진형, 갤러리 41의 이내 등도 연이어 판매를 기록했다. 개인전을 선보인 부스들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오병욱 작가의 작품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판매됐고, 가나아트에서는 히로시 스기토의 작품이 인기리에 판매됐다. 

▲오프닝 행사 중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최명원작가
▲오프닝 행사 중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최명원작가

5회째를 맞이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줌인)은 젊은 인재들이 대중 앞에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송지현, 심예지, 이성재, 이호준, 장수익, 최명원, 최혜연(ㄱㄴㄷ 순) 총 10명의 작가가 공모를 통해 선발돼 저마다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이성재 작가의 설치 작품 ‘깨진 물’은 미국에서 양수가 터진다는 것을 'water breaks'라고 표현하는 걸 듣고, 아내가 아이를 낳던 모습과 어머니를 생각하며 시작하게 된 작업이다. 작가는 “양수가 터지면서 쏟아지는 폭포 같은 느낌과 떨어진 물방울에서 조그만 씨앗이 자라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오프닝 행사 중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심예지 작가
▲오프닝 행사 중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심예지 작가

최명원 작가는 '먹색'의 하늘 연작을, 이호준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작업해 역설적으로 '접을 수 없는 종이 접기' 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에곤 실레를 연상시키는 심예지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영역이 선을 통해 얽혀 시각적인 긴장감을 더한다. 작가는 ‘여러 영역을 횡단하는 몸’에 집중했다.

미술시장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 프로그램 'ART&ARTIST TALK'는 일반 입장 기간인 오늘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미술시장의 균형 있는 성장과 올바른 컬렉팅 문화 형성을 위해 마련된 이번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작가와 비평가가 함께하는 대담, ARTIST TALK(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탐구하고, '2024 컬렉팅 가이드', '컬렉터를 위한 미술법 이슈', ' 아트에서 찾는 비즈니스 인사이트: 아티스트의 경제적 창조력' 등의 ART TALK(아트 토크) 강연을 통해 미술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통찰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선화랑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조선화랑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더불어 행사 2주 전인 지난 18일부터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온라인 부티크 S.I.VILLAGE와 협업해 기획한 ‘2024 화랑미술제 브랜드관’을 통해 특별 온라인 프리뷰를 진행 중이다. 화랑미술제 출품작 중 47점이 엄선되어 판매됨과 더불어 작품 감상 가이드, 컬렉팅 팁, 오디오 가이드 등 풍성한 콘텐츠가 함께 준비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프리뷰는 행사 종료일인 오는 7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이번 행사 도록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을 예정이며, 참여 화랑과 파트너사 회원들에게 제공된 아카이브용 지류 도록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버전으로 무료로 배포됐다. 한국화랑협회측은 ‘올해 온라인 도록으로 전환한 이유’를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비용 절감 측면도 있지만, 환경 문제와 접근성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배포하게 됐다”라며, “아트바젤이나 프리즈 등의 유수 아트페어도 지류 도록이 아닌 온라인 도록으로 전환하는 추세” 라고 답변해왔다. 현장에서 실물 도록을 찾는 콜렉터들의 모습이 보였던데다가 온라인 자료 열람이 익숙치 않은 연령대의 고객들을 고려해보면, 온라인 배포가 접근성에 있어 순기능만 발휘하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그러나 온라인 도록의로의 전환이 아직 과도기적 양상을 띠고 있기에 좀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