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권 내 최대 규모 토성 발견, 최소 2㎞ 이상
가야문화권 내 최대 규모 토성 발견, 최소 2㎞ 이상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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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 성과
유적 내, 대규모 노동력 투입해 지킬 중요시설 있던 것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난 2018년부터 진행된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에서 가야문화권 내 최대 규모의 토성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유은식)는 경상남도 함안군에 위치한 ‘함안 가야리 유적’(사적) 발굴조사를 통해 아라가야 (추정)왕궁지를 둘러싼 토성의 전체 길이가 최소 2㎞ 이상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 정도 규모의 토성은 신라의 왕궁인 경주 월성(약 2.34km), 백제의 왕궁인 부여 부소산성(약 2.4km) 등과 비슷한 크기다. 이번 확인으로 함안 가야리 유적지에 대규모 노동력을 투입해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만큼의 중요한 시설이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대에 만들어진 토성과 목책, 수혈건물지 등 당시의 생활상과 토목 기술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유구가 확인됐다. 또한, 17세기 동국여지지(東國與地志/1656년 실학자 유형원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찬 전국지리지) 등 고문헌 자료에만 전해지던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비정할 수 있는 학술적 중요성이 인정되면서 함안 가야리 유적은 2019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진행된 발굴조사는 여러 가지 사유로 조사구역이 제한되면서 전체 현황을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추정)왕궁지를 둘러싼 토성의 전체 규모와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 함안 가야리 유적 및 그 일대에 대한 항공 라이다 측량과 고지형 분석 등을 통해 토성의 원래 모습과 당시 지형에 대한 복원을 시도했다.

▲함안 가야리 유적 항공 라이다 측량 결과물
▲함안 가야리 유적 항공 라이다 측량 결과물 (사진=문화재청 제공)

복원 결과를 토대로 토성의 잔존 가능성이 높은 사적 지정구역(195,008㎡) 내 34곳을 선정해 토성의 실존 여부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토성과 관련된 목주혈과 성토층 등 토성을 쌓기 위한 흔적이 지정구역 내에 전체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선 단위로 연결해 추산한 토성의 길이는 적어도 2km 이상인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이중 성벽 형태를 띠는 듯한 구간도 확인됐는데, 향후 정밀한 조사를 통해 이러한 양상의 의미도 밝혀낼 예정이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자문회의를 개최해 이번 조사결과를 검토하고 향후 조사추진 방향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중장기적인 조사계획을 수립해 토성의 축성법, 건물지 및 출입시설 등 토성 내부의 주요 시설에 대한 발굴조사 등 유적 성격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