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4차산업혁명시대, 우리 미술은 어떻게 될까?"
[특별기획] "4차산업혁명시대, 우리 미술은 어떻게 될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5.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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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중계] 4차산업혁명시대 한국미술발전과 전망

발제 <21세기 4차 혁명 시대의 사회변화와 미래형 미술관과 미래형 아트 프로젝트>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솔직히 4차 산업혁명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테크놀로지의 변화에 따라 1차, 2차로 나눴던 것 같은데 디지털의 변화가 있기에 4차 혁명이라고 하는 것 같다. 

디지털 시대는 물질이 탈물질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다. 모든 것이 탈물질적으로 전환되는 시대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예측이나 상상이 아닌 순발성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며 기술이나 학습, 노동력과 자본이 필요없다. 학습 과정도 단축된다.누구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악보를 보지 못해도 작곡이 가능하다. 누구나 다 창작자가 될 수 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창작자와 향유자의 경계가 해제됐다. 모든 것이 클릭 하나로 끝난다. 그렇게 여론이 공론화되고 동시에 소통이 되고 정보가 확산된다. 

현대미술은 대중화, 금융화, 산업화가 되고 있다. 미술을 이해하는 대중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러면서 대체투자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산업계와 예술계가 완벽하게 공유하면서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팔아 수익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이 큐레이터를 뽑고 있다. 문화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미적 가치관이 다양해지고 순환도 빨라지고 있다. 종래는 6개월~1년을 이어간 것이 트렌드인데 이제는 일주일안에 반짝하는 ‘마이크로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 집단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이 만든 그들만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가벼운 예술을 나쁘게만 볼 수 있는가’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의 문명이 진보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스티브 잡스가 시도한 것으로 인간과 사회와의 소통 관계를 기술적으로 단순화시키는, 즉 디지털 소통 환경을 인간으로 집중,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레베타 코스타의 방법인데 ‘자연으로 돌아가자’다. 인공의 환경에서 자연으로의 회귀다. 셋째는 찰스 다윈이다. 인간 스스로의 생물학적 진화다. 진화하면서 대응 능력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다. 

넷째는 사이버네틱스, 포스트휴머니즘과 같은 해법이다.  인간이 기계와 융합을 통해 자연 생물학적 진화의 한계를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해결한다. 다섯째는 군체적 동물인 인간 간의 지식과 정보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적 공유물로 융합시켜 인간의 순발성과 확장성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현재로는 4번과 5번이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기술과 인간이 서로 융합할수록 새로운 사회 환경을 창출하고, 새로운 종으로 또 다른 환경 안에서의 생존을 의미하는 것이다. 새로운 생태적 환경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창작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공론장을 만드는, 아젠다를 가진 네트워크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카이빙이다. 이제는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하는 시대다. 앞으로는 공유 미술관으로 가게 될 것이다.

미래형 미술관의 조건은 기획과 운영의 순발성 확보, 조직의 유동성 확보, 장르의 확장성 확보, 21세기 현대미술계가 요구하는 새로운 아젠다 개발 능력이다. 

홍가이 전 MIT대학교 교수 

▲ 홍가이 전 MIT대학교 교수

정말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것일까?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이야기하면서 그가 쓴 책이 한국에서 40만부가 팔렸다고 하는데 사실 그것은 자신이 주관하는 다보스포럼을 띄우기 위한 홍보 차원에서의 말장난 혹은 과대포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열거한 핵심기술들은 사실 3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이고 그 3차산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 아래 전문성 없는 고위 관리들이 얼마나 많은 혈세를 무책임하게 낭비했는가. 내용없는 말장난으로 정부의 눈먼 돈을 타먹으려는 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엄청 많은 정부 예산을 받는 ‘종합문화의 장’이 4차산업 기반의 예술문화콘텐츠 여건을 조성한다면서 예산을 타갔는데 자세히 보면 내용이 없다. 엉터리 기획안으로 많은 혈세를 낭비한 것이다. 유행어에 집착해 알짜배기를 모르고 돈만 타가는 모습이 지금의 한국이다.

4차 산업이 지식기반산업이라면 예술문화콘텐츠 사업도 과학기술지식 기반일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반으로 하는 지를 명확히 생각하고 있는가? MIT 미디어랩이 성공한 이유는 지식 기반이었다.   

AI의 성공은 인간 복제와 똑같다. 인간과 같은 정신적, 영적인 것도 다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4차 산업혁명이라가보다는 새로운 인간의 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훈 한국미술정책연구소장

▲ 이제훈 한국미술정책연구소장

최근 1,2년 새 우리는 유례없는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몇 사람만 바뀌었지 실제로 바뀐 것이 없다. 문화예술계에 무슨 변화가 있었고 우리는 어떤 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미술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좌절되지는 않았는가 생각해본다.

제도나 정책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이런 심각한 문제 있음에도 우리 미술계 지성들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미술계 염원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만들었는데도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 언론 기사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무엇이 문제이고 왜 이렇게 가면 안되는지를 공론화했는데 그 시간이 지나도 평론가 협회, 큐레이터협회, 학계에 있는 이들은 침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무엇이 변했고 국현은 무엇이 변했나. 변한 게 없다. 사람만 바뀌거나 나갔다.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전문가 세대가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하는 곳이 이 자리다.

미술계 이야기를 가지런히 담아내 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긴요한 시대상황이라 믿는다. 미술계의 생각과 의견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고 무슨 의견을 담아낼 것인지를 논해야한다.

이제는 문화산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국민의정부 당시는 문화강국을 내걸고 국가예산의 1%를 문화예산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했다. 

지금은 어떤가? 20년이 지난 지금 반토막도 안 되고 세상은 변해가지만 문제 제기하는 미술계 집단 지성이 없음이 안타깝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 위원회에 문체부와 교육부가 배제된 것도, 7차 교육과정에서 미술이 선택과목으로 격하되도 누구도 문제제기를 안 하고 있다. 평가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를 봐야 한다.

음악 미술 체육은 인성과 가장 가까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 않나. 그것이 4차 혁명을 준비하는 출발점일 것이다.

정부가 문체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해서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가는 결단을 할 수 있도록 미술계부터 단합과 결속이 중요하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가치를 담으려면 다음 세대를 위해 어른 세대들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생각해야한다.

김형걸 Goodwill Advisory 대표

▲ 김형걸 Goodwill Advisory 대표

미술계가 커지려면 4차 산업혁명에 목소리를 내자는 말도 맞지만 미술계가 주도한다기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준비해야한다고 본다. 지금 당장 4차산업혁명 위원회에 미술계 대표가 나와서 말한다해도 먹힐 가능성이 많지 않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지를 준비해야한다. 

기술과 문화가 결합하고 산업이 이루어지려면 자본화, 산업화, 투자의 요건이 있어야하는데 이를 어떻게 적용을 할 수 있을까. 결국 투자를 이끌 능력은 기술이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미술에 신경쓸 여유가 없고 어렵게 생각한다. 어떻게 미술에 응용할지를 모른다.

그렇다면 미술을 하는 이들,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응용화를 제시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술계가 이해하고 공부해서 제의해야 산업과 과학과 매치해 파이를 키울 수 있다.
작품의 진위 문제, 가격의 적절성 등을 이제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검증하고 있다. 현재 미술의 시스템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로 스스로 검증하고 AI를 통한 예측 협업의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검증이 미술시장 확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신형덕 홍익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 신형덕 홍익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교육과 복지, 경제적 측면으로 보려고 한다. 먼저 교육적 측면으로는 공교육 과정에서의 문화예술향유에 대한 교육이다.

지금 미술과 음악을 하지 않고 있는데 예술을 접하게 해 문화예술을 돈버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을 찾고 하는 예술활동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본다. 근시안적인 교육정책으로는 문화예술감성이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복지적인 측면에서 보면 문화예술을 맛보지 못한 분들이 나이가 들어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 어렸을 때 문화예술향유에 대한 교육을 잘 받은 세대는 노인이 되어 자신을 위한 시간이 많아질 때 비용을 들이지 않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문화예술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인 자살률이 높아지거나 하는 문제는 없어질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기획력이 가진 시장가치다. 기업에도 문화예술담당 임원이 있어야한다. 마케팅 수단도 중요하지만 사람들 마음의 트렌드, 흐름을 볼 수 있는 임원이 필요하다.

플로어 

자연과학만 중심, 인문학은 형식적인 것만 남고 죽은 것이 지금의 경향이다. 인문의 중심은 예술교육인데 초등학교부터 되어 있지 않다. 문화정책위원에 미술인이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공론화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공학적 상업적인 쪽으로 우리가 끌려가는 것 같은 불안감과 인간미가 없어지는 느낌, 큐레이터나 관장 등 직업이 다 없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디지털이 다 한다면. 이런 시대가 두려운 느낌이 있는데 우리가 너무 열광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예술 자체가 바뀐다. 이것을 전제로 하고 제일 먼저 말해야할 것은 그 시대에는 무엇이 예술이 될 것인가 이 이야기가 나와야하는 것이 아닌가? 자꾸 현재의 기준으로만 생각하니까 아무 내용이 없다. 해결의 이야기는 없고 현재 기준으로만 돌고 돈 느낌이 들었다.